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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모델로 본 ‘국내여행 트렌드’

기사승인 2020.01.30  21: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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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슈머인사이트’ 접근 방법별 전략 제시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는 2015년 8월부터 여행소비자가 어떤 여행을 다녀왔고 어떤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지를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로 모니터링해 왔다. 본 리포트는 지난 2019년 매주 500명씩 조사한 여행소비자(52주, 2만 6000명)가 보인 행태와 계획을 확인하고 이를 2018년 결과(53주, 2만 6500명)와 비교해 어떤 변화가 발생했고 진행 중인지를 정리한 것이다. 여행시장의 변화 확인과 전망에는 컨슈머인사이트의 평가 모델인 T·R·A·V·E·L을 활용했다.

<국내여행 메가트렌드>
◆여행환경 변화
주 52시간 근무제,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추구, 1인가구의 증가와 여성의 사회적 역할 확대로 개인과 가정 내 생활양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외식/간편식, 온라인 쇼핑/배달 서비스 등 편의성 추구 성향이 강해지고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은 여행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경기침체·저성장이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지출계획 축소 1순위 영역인 여가·문화에서도 한정된 비용 내에서 확실한 즐거움을 누리고자 한다.

해외여행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일본·홍콩·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의 악재가 잇따르고 크루즈 사고·항공기 비상착륙 등 안전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많았다. 소비자는 사회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특히 트렌드세터 20~30대 여성은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간편결제, 미디어/SNS의 확산으로 모바일 시장으로의 이동이 가속화 되고 있다.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은 줄고 있으며 맞춤형 콘텐츠의 편리함에 익숙해지고 있다. 차세대 여행상품 전문 웹/앱들은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여행 소비자의 행태 및 선호 변화
일 년 중 몇 번 없는 중요한 행사였던 여행은 일상생활 중의 여가활동과 점점 유사해지고 있다. 준비 과정과 활동은 시간절약과 편의성을 위해 간소화되는 경향이다.
여행의 시간·거리·규모 등 양적인 측면보다는 개인의 만족 등 질적 측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휴식과 심미적 욕구 충족을 중시하는 경향은 호텔시장의 급성장을 이끌었으며 펜션, 모텔/여관, 민박 등의 선호는 줄어들고 있다.

경기 침체 및 해외여행 피로도가 누적됨에 따라 국내여행의 증가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대체재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제주며 그 외 교통이 편리하고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지역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다.

<T·R·A·V·E·L 모델로 본 경쟁력 평가>
여행시장 경쟁력 분석 모델 T·R·A·V·E·L은 특정 여행지의 경쟁력을 다음 6개 차원별로 상대비교·평가하고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는 툴(Tool)이다.
6개 부문 중 최소한 1개 이상의 탁월한 강점이 있고 심각한 약점은 없어야 여행지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KCF 1-여행객 Target
3개월 내 국내 숙박여행 경험률은 2019년 평균 69.0%, 계획보유율은 70.5%였다. 전년대비 각각 0.9%포인트(p), 0.7%p 오른 것으로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남성(70.5%)·30대(71.3%)의 경험률이 여전히 높았지만 해외여행에 관심 많던 여성(67.6%, ▲1.4%p)과 20대(66.0%, ▲1.9%p)의 국내여행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변화가 있었다. 3분기 이후 크게 상승한 것을 보면 No재팬 운동의 영향으로 보인다. 20~30대 여성은 여행시장 트렌드를 이끄는 소비자로 여행과 관련된 사회적 사건·사고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2017년 이후 급격히 진행된 여행의 단기간·근거리 트렌드가 계속되고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여행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며 특히 국내는 여행의 일상화와 여가화로 이행되고 있다. 기간의 축소는 멈췄지만 근거리 지역의 선호와 편의성 추구는 여행소비자를 이해하는 핵심 트렌드다.

인구가 밀집돼 교통, 식당, 숙박 등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는 도심지역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부상과 부산이 처음으로 제주를 제치고 여행지 점유율 2위에 오른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외부인을 많이 유치해 관광수입을 올린다는 관광산업 전략의 성공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타깃 전략을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KCF 2-자원 Resource
정치·경제·사회·기술 등의 환경이 역동적으로 변함에 따라 여행의 목적과 의사결정 여정, 그리고 관광산업에 필요한 자원도 변화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나 랜드마크를 방문하는 볼거리 자원에서 잠깐의 휴식-식도락-체험활동을 즐기는 소확행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자연 풍경 감상 목적의 여행이 꾸준히 하락하고 일상생활이나 여가활동에 가까운 먹거리·놀거리·쉴거리의 중요도가 커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먹거리의 경우 편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맛있는 것을 즐기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과거에는 펜션·리조트에서 취사를 하거나, 먼 곳까지 이동해서라도 현지음식을 사 먹는 것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공인된 유명 맛집과 음식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을 좋아한다.(지역 특색 음식 ▼1.6%p; 인터넷 정보/블로그 등의 평판 ▲1.4%p). 현지 먹거리나 특산물도 먼 곳에 있거나 쾌적한 환경이나 좋은 분위기에서 즐길 수 없다면 과거만큼 매력적이지 못하다.

숙박에서는 호텔(23.8%)이 펜션(22.1%)을 앞질러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2.7%p, 2년간 무려 6.6%p 급상승한 결과다. 과거 숙박시설은 잠만 자는 곳이었다. 그러나 숙박선택 시 고려요소에서 편의 및 심미적 가치에 대한 비용 지불 의사는 늘고(객실 인테리어 및 편의시설 ▲1.1%p; 숙박시설 내 편의시설 ▲0.8%p) 반대로 거리/위치, 비용에 대한 고려는 줄어(관광지와의 거리 ▼1.0%p; 숙박비용 ▼1.1%p) 편히 쉬고 즐기는 것이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액티비티/입장권 구매 역시 유료 관광지(▼3.1%p), 전망 시설/기구(▼1.0%p)는 크게 줄고 익스트림 스포츠(▲0.2%p), 해양/수상 스포츠(▲0.1%p) 등 비중이 작은 활동의 이용이 늘었다.(2019년 여름휴가 조사) 거창하게 잘 계획된 여행보다는 다소 즉흥적인 여가활동이나 취미생활의 한 영역으로 활동이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상품이 다양화·전문화되는 것은 소비자들의 수요변화에 따른 것이며 향후 더욱 세분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KCF 3-접근성 Accessibility
거리와 이동시간의 중요도가 여행지 결정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워라밸 중시 트렌드로 실제 활용 가능한 시간은 증가했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마음은 그보다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준비·이동과 같은 필수 시간은 줄이고 놀이·휴식 등 임의로 쓸 수 있는 시간은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편의시설과 여유로운 휴식이 있는 고급 숙박시설을 선호하는 것에 이어 교통에서도 편의성을 추구하고 있다. 여전히 승용차가 가장 중요한 이동수단(목적지까지 67.2%, 목적지내 75.4%)이지만 미세한 변화가 있다.

목적지까지 교통수단에서 기차가 상승(▲0.6%p)했고 목적지 내에서는 택시가 상승(▲0.7%p)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교통편에 따라 여행자의 방문이 늘고 줄 수도 있으며 체류 시간과 활동도 크게 달라 질 수 있다. 지역 중심의 관광전략을 수립할 때 체계적인 접근성 설계가 수반돼야 하며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물리적 접근성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정보접근성이다. 일상처럼 즐기는 여행의 의사결정 여정은 단순할 수밖에 없으므로 인지도 제고를 통해 우선 고려 여행지로 자리 잡아야 한다. 최상의 정보접근성 상태를 만들고 유지해 나가는 태세가 요구된다.

◆KCF 4-비용 및 물가 Value for the money
2019년 국내 숙박여행의 평균 기간은 2.92일, 1인당 총 비용은 21만 1900원이었다. 1일당 비용은 7만 2000원 수준이며 전년보다 소폭 증가(▲600원/1일)했다.

여행비 중 식음료비(31.7%)와 숙박비(27.9%)가 1, 2위로 전체의 60% 이상 차지했고 교통비(19.6%) 지출이 다음으로 많았다. 그 외 오락/문화/운동비(9.1%), 쇼핑비(7.3%), 기타(4.5%) 등의 순이었다. 식음료비와 숙박비는 2017년 이후 계속해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취식보다는 매식이 늘고, 호텔 숙박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저비용 추구 경향은 줄어들고 지불가치는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여행 소비자는 고비용 상품인 호텔 숙박을 즐기는 동시에 불합리한 상황은 적극 회피하려 한다. 부정확한 언론보도에 피해를 본 강릉시는 시/군 단위 여행지 중 지난 1년간의 점유율이 가장 크게 감소한 지자체다(올림픽 특수가 있었던 평창은 제외). 불합리한 돌발 악재에 대응하는 위기관리 체계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지불가치의 인식 변화는 소비와 가치의 결합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일본 불매운동에서 나타났듯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는 집단의 행동이 시장변화를 부르며 심리적 요인으로 유발된 시장변화는 회복이 쉽지 않다. 특히 가장 민감하게 대응하는 층이 소비시장의 핵심인 20~30대인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KCF 5-기대 및 만족 Evaluation
2019년 관심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제주(54.4%)였으며 강원(46.5%), 부산(43.8%)이 뒤를 이었다. 4위 서울(28.5%)과는 차이가 다소 컸다. 제주(▼3.3%p). 강원(▼2.7%p)은 전년에 이어 관심도 하락이 이어졌으나, 제주는 4분기 반등에 성공(▲3.7%p)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평균 체감만족도는 예년과 유사한 3.87점(5점 만점)을 기록했으나 전년과 달리 4.0점 이상을 기록한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강원이 3.98점으로 1위를 탈환했으며 전년도 1위 제주는 0.07점 하락한 3.94점을 기록하며 3위에 그쳤다.
서울(3.91점)은 Top5 중 유일하게 0.05점 이상 상승한 지역으로 세 계단 오른 4위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충북(▲0.08점), 울산(▲0.06점)이 0.05점 이상 상승했다.

해외 여행지 중 아시아 지역만의 체감만족도를 보면 평균 3.92점으로 국내보다 0.05점 높다. 최근 인기가 많은 베트남·대만·태국은 평균 3.98점으로 국내 1위인 강원과 같았다. 여행수지 개선을 위해서는 국내 여행지의 만족도 향상이 필수적임을 알 수 있다.

◆KCF 6-재방문의향 Loyalty
평균 재방문의향은 3.91점(5점 만점)으로 전년도와 동일했다. 서울이 4.08점으로 처음 1위를 차지했으며 제주는 4.06점으로 2위로 밀려났다. 강원(4.03점), 부산(3.98점), 전남(3.88점)은 전년과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다.

서울이 재방문의향 1위를 차지한 것은 여행 소비자가 기대하는 편의성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체감만족도 대비 재방문의향이 0.06점(1시그마 수준) 이상 높은 지역은 서울(▲0.17점), 제주(▲0.12점), 부산(▲0.08점), 대전(▲0.07점)으로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대도시이거나 관광지였다.

효율적 시간활용의 욕구, 편의성의 추구는 도심-일상으로의 여행을 이끌 것이다. 다만, 재방문의향에서 변화가 크더라도 체감만족도에서 형성된 그룹을 벗어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체감만족도 상위 30%, 30~60%, 60~100% 그룹은 재방문의향에서도 동일한 그룹에 속했으며 그룹 내 점수 및 순위변화는 상위 30%그룹에서 가장 컸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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