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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일상다반사

기사승인 2022.05.23  22: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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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가 돌아가는 중이다.
올해 안에 완전한 정상화는 어려워 보이지만 예상보다는 늦지 않은 속도로 가고 있다.

하지만 감염자 숫자만 확연히 줄어들면 아무 문제 없이 돈 벌 일만 남았을 줄 알았는데 정 반대로 가고 있다. 예전의 문제와 새로운 문제가 상존하며 앞으로의 미래는 예측하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
누구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변해가는 환경도 무시 못 할 수준이다.

드러나고 있는 몇 가지 업계 문제를 나열해 봤다. 무엇이 문제인지 먼저 알아야 반성을 하든 수정을 하든 무시를 하든 할 것 아닌가?

먼저 업계에는 독버섯 같은 이른바 덤핑 상품의 당당한 등장이다. 이제는 지나간 옛 추억인줄 만 알았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등장하고 있다. 또 동남아가 대부분이다. 이쯤되면 동남아 국가를 무시하는 게 확실해 보인다.

장거리 유럽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펜데믹 기간 현지 영상 촬영으로 이제는 나름대로 ‘인플루언서’가 된 유럽 현지 가이드는 이제 자신만의 영상 채널을 통해 하소연중이다.

지금 등장중인 덤핑 상품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항공료 수준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정상적 항공료를 감당하려면 덤핑을 찾은 고객들은 어쩌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할 수 도 있다. 고객이 고객으로 보이겠나?

더 재미있는 현상은 같은 업계 종사자끼리 욕하면서 팔고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팔아서는 절대 안 되는 상품이며 그러지 말자고 하면서 자기 자신도 본전 생각에 어느덧 불티나게 팔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상품의 ‘다양성’이다. 고가의 상품이 있으면 저가의 상품도 있다는 논리다. 앞으로 저가의 상품은 상품이 아니라는 뇌구조의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궤변이다. 
이젠 별로 기대도 안 된다. 

때마다, 시대마다 이른바 먹히는 ‘단어’가 있다. 지금 한국 사회는(개인적으로 동의 할 수 없지만) ‘공정’과 ‘정의’다. 살아온 인생은 전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소리 높여 외치면 만화영화의 주인공이 갖고 다니는 요술봉처럼 한 순간에 정의롭고 공정한 사람이 되는 시대다.

기업에서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를 외치면 통한다. 어제까지 온갖 환경에 저해되는 짓을 했어도 오늘 ‘ESG’를 외치면 한 순간 대단히 미래 지향적인 기업이 된다.

청년들에게는 ‘일자리 창출’이다. 청년층에게 점수 따기 좋은 ‘아젠다’다.

우리 업계에서는 ‘여행업계 디지털화’다.
하다 못해 FAX도 디지털 방식인데 어느날 갑자기 디지털화를 한단다.

제주관광공사에서는 업계 디지털 콘텐츠 지원을 위해 영상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대여해 준단다. 엄밀히 따지면 공간 대여일 뿐인데 디지털 지원이란다.

관련 부처 예산도 있지만 예산 규모가 매우 적다.
알다시피 디지털 사업의 대부분의 비용은 인건비다. 몸값 높은 개발자 분들은 돈 만으로 모셔올 수 없는 수준이며 개발하고 만드는 비용보다 유지 보수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예산 책정이며 집행이다.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여행업계 디지털화 전환’만을 외치고 있다.

업계에서 이름 좀 날린다는 어떤 분은 메타버스의 여행업 적용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짓거리’라 하는가 하면 어떤 여행사에서는 임직원 회의를 ‘메타버스’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한다고 자랑중이다. 그냥 ‘단체 카톡’에서 하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른다.

모르면 연구하고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는데 전혀 안한다. 당장 게임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만 알아도 여행업의 메타버스 적용은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는데 남의 동네는 관심조차 없다.

마지막으로 전문가 얘기다.
이것저것 정부 예산을 바탕으로 공모전이 많은 모양이다. 여행사를 도와주긴 해야 하는데 그냥 줄 수는 없으니 이런 저런 명목의 공모전이다.

붙으면 몇 천 만원 떨어지면 0원이다. 원래 세상의 모든 시험과 테스트는 붙으면 좋고 떨어지면 5만 가지 핑계와 저주와 험담이 오가는 법이지만 최근 여행업계 대상 공모전에 낙방하신 분들이 하나같이 하는 소리가 있다.
“도대체 심사위원이 여행업계를 알긴 아냐”는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라는 소리다.

듣자하니 심사위원 나리들은 나름 수백 수천 건의 유사 사업 심사를 해온 경력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모양이다. 좌우지간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나열을 하다 보니 공통점이 보인다.
바로 전문가의 부재다. 있긴 있다. 근데 전문가들이 숨어있다. 이것만 잘 찾아내어도 절반이상의 성공이 예상된다. 확실하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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