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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부는 ‘트래블버블’이 창피한가 보다

기사승인 2021.07.04  16: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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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는 ‘트래블버블’이 창피한가 보다.
아니면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 것 같아 보인다. 단지 기분 탓으로 돌리기엔 드러난 흔적이 너무 많다.

국내에서 ‘트래블버블’ 관련 첫 언급이 나온 지 1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트래블버블’을 ‘여행안전권역’이라는 우리말로 바꾸고 공식 발표까지 하는 등 당장 뭔가 될 것처럼 떠들어 온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지난 연말 홍콩과 싱가포르 간 ‘트래블버블’ 체결 소식이 조금 흘러나오자 우리 언론과 미디어 역시 당장 한국도 ‘트래블버블’을 할 것처럼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연초 구정 연휴가 지나고 여행업계에서 본격적인 릴레이 시위에 돌입하자 정부에서는 ‘트래블버블’이라는 카드로 여행업계 달래기에 나섰다.

그것이 달래기인지, 시위집회와 상관없는 독자적인 행보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트래블버블’은 실체 없는 ‘희망고문’과도 같았다.

그러던 중 지난주 사이판과의 ‘트래블버블’ 체결이 급작스럽게 발표됐다. 싱가포르가 첫 ‘트래블버블’ 체결국이 될 것 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사이판이 속해있는 마리아나제도가 됐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동안 ‘트래블버블’이라는 단어는 오로지 문체부를 통해 나온 단어다. 그런데 사이판과의 트래블버블 체결 당사자는 국토교통부가 됐으며 공식 발표 역시 국토부를 통해 나왔다.

이번 사이판과의 트래블버블 체결에 관한 언급이 문체부를 통해 나온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며 상식적인 결과는 아니다. 얼마전 황희 문체부 장관이 스페인에서 열린 ‘관광 라운드 테이블’ 현장에서 밝힌 것 만 봐도 문체부에서 그동안 얼마나 ‘트래블버블’에 의욕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사이판 여행의 경우 우리 국민이 해외로 나가는 행위가 주를 이루다 보니 한국관광 발전에 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문체부에서는 한발 물러난 것이라는 전언이 있지만 납득할 수 없다.

체결 당사자인 국토부는 또 어떤가.
행정부에서는 자신들의 수장(장관) 또는 차관급 이상이 참여하거나 관여한 대외행사의 경우
보도자료 발표를 통해 언론에 알리며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도 홈페이지 보도자료 카테고리를 통해 알린다.

하지만 이번 ‘트래블버블’ 체결 후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 시간까지도 그 어느 행정부 홈페이지에도 이번 ‘트래블버블’ 체결에 대해 나온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트래블버블’ 체결 당일,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이라는 한국 국민 중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 외엔 단 한 건도 없다.

‘트래블버블’ 체결 전, 그토록 떠들어 대던 것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사이판과의 트래블버블 체결이 있기는 했나 싶을 정도의 분위기다.

모든 일에는 처음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여행업계가 그토록 바라던 ‘트래블버블’.
그 ‘트래블버블’ 체결의 처음이 어렵게 성사된 만큼 이후 체결은 더 쉽고 빨리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음 ‘트래블버블’ 체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역시 찾아 볼 수가 없다.

변이 바이러스 등 방역 문제가 있기에 급하게 서두르라는 말은 아니다.

여행업계를 잠시, 그야말로 잠시, 달래기 위한 이번과 같은 ‘트래블버블’이라면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누구도 책임지기 싫어하는 공무원 조직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래도 그렇지 ‘트래블버블’체결 전과 체결 후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단 말인가?

정부는 ‘트래블버블’ 체결이 부담스럽거나 창피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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