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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말할 수 없이 괴상하고 야릇하다’

기사승인 2021.04.11  19: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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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또 다시 봄이다. 이미 벚꽃은 하나 둘 사라져가고 고통의 시간은 이제 만성 통증의 시간으로 지나가고 있다.

그래도 이승이 저승의 지옥보다 나은 것은 통증이 계속되면 만성이 생긴다고 이젠 어디가 아픈지도 어떻게 아픈지도 모를 지경에 왔다.

정부와 행정당국의 찔끔찔끔 지원책은 이제 시장에서 약발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돈은 돈대로 들고 여행업계 인심은 얻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게으름의 탓이다. 지원책을 결정하고 현장에서 움직이고 집행하는 이들의 게으름이다.

한 여행사는 지난해 매출 0원이다. 실제로도 서류상으로도 0원이다.
지원금 달라하니 0원은 휴업 또는 폐업으로 간주, 지원금 대상자가 아니란다. 이 무슨 ‘해괴망측’(말할 수 없이 괴상하고 야릇하다)한 일이란 말인가? 원칙이 그렇단다. 이 원칙을 알고 있는 이들은 얼마나 되며 이로인해 혜택을 못 받는 업체는 또 얼마나 될까? 참으로 게으름의 결정판이며 일부 업체의 일이라 치부하기에도 남 일 같지 않아 안타깝다.

여행업의 생존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생존권을 위한 외침을 또 다시 시작했다.
4차 재난지원금 결정 당시 여행업을 ‘경영위기업종’으로 판단, 일단락 지었지만 여행업계를 달래기에는 부족했다.

여행업계가 다시 외침을 시작한 이유는 돈 몇 백 더 달라는 게 아니다.
누가봐도 합리적인 판단을 해 달라는 것이다.
하다못해 식당가서 밥을 먹어도 5명 까지는 괜찮은데 여행객 모객은 4명까지로 단정 지었다. 그런데 ‘집합금지업종’은 아니란다. 이 역시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인가?

좀 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이같은 일들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이들은 다음달에도 월급이 꼬박꼬박 찍힌다.
우리들의 세금이다.

그런데 그들의 ‘말할 수 없이 괴상하고 야릇’(해괴망측)한 판단 때문에 이 좋은 봄 날 전국을 돌며 또 다시 시위에 나서야만 한다.

조선 전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죽은 윤원형의 재산을 두고 어떻게 나눠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당시 재상들과 선조가 대과 시험에서 그 정답을 알려준 율곡 이이의 지혜에 감탄했듯 나라 곡간(穀間)의 올바른 쓰임새의 대상은 당연히 백성이 되어야 하며 국민이 되어야 한다.

여행업은 예외라는 ‘해괴망측’ 소리를 계속한다면 이젠 ‘마구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함부로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해줄 수 밖에 없다. 이 말의 의미를 찾는 것 역시 말을 들어야 하는 이들의 몫이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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