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ad91
ad82
ad83
ad84
ad96

칼럼-용감하지 못한 여행사

기사승인 2020.02.16  16:22:08

공유
ad54
ad34
ad35
ad40
ad53
ad51
ad39

먼저 이번 칼럼은 요즘같은 상황에서 욕을 한 바가지로 얻어먹을 각오를 하고 쓴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이 모든 것이 많은 기대와 애정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지난 2주 동안 그러니까 구정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행상품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취소조차 할 상품이 없을 만큼 밑바닥이다. 바닥을 찍으면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하던가 부디 지금부터는 치고 올라갈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올라갈 땐 올라가더라도 한번쯤 짚어 봐야할 것이 있다. 이번 사태를 대하는 여행사들의 태도다. 아무래도 자본력과 이른바 ‘힘’이 있는 항공사는 제외하고 온전히 여행사얘기만 해보자.

인간이 가장 무서움을 느끼는 순간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이다. ‘바이러스’라는 녀석이 그렇다. 소름끼치는 현상이나 물체를 보는 것보다 보이지 않게 엄습해오는 그 무엇인가가 인간을 극단의 공포로 몰아넣는다. 여행 목적지 내의 분쟁, 사건, 사고는 오히려 눈에 보이니 공포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다르다. 그야말로 인간의 상상력이 무한대라면 공포심 역시 한계가 없다. 상황이 이러니 여행을 갈 리 만무하다.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이런 상황에 괜히 마케팅에 나섰다 역풍을 맞을까 두려워 숨을 죽여왔다. 그리고 몇 십년을 참아온 듯 민원의 연속이다. 때는 이때다 싶어 정리되지 않은, 핵심이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단어의 선택과 나열로 청와대 청원까지 나섰다.

오죽 답답하면 그랬겠냐만은 다듬어지지 않은 언어로 민원만 제시하면 성공 확률, 그러니까 먹혀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이번 사태같은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면 언제나 정부에 대한 손가락질이 늘어난다. 잘해도 욕, 못하면 ‘쌍욕’이다. 여행사 대부분은 정부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필요 이상으로 설파했다고 불만이다. 그러니 국민 대다수가 여행을 취소하거나 여행심리가 죽었다고 불만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상황을 받아드리고 대처하거나 돌파구를 스스로 만드는 노력은 없어 보인다.

바이러스가 창궐한 중국 지역은 그렇다 쳐도 그 외 다른 목적지로의 여행 상품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조건으로 팔 수 있을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으며 불안감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묘안 같은 것들은 보이질 않는다.

묘안은 용기로부터 시작된다. 용기는 자신감의 발현이다. 자신감은 전략과 정책이 뿌리다.
묘안은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 대비 금전적 보상 보험 가입, 여행 지역 이동시 완벽한 청정 대책,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대규모 캠페인 등 묘안을 짜내자면 차고 넘친다.

불만과 민원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로막을 뿐이며 마주친 상황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몇 해전 지금은 현장에서 물러난 모여행사 원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자사 상품 이용 시 피해를 입을 경우 피해보상을 약속하는 의지를 보여준 적이 있다. 이같은 약속 덕분에 실제 매출에 도움이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것이 자신감이며 용기다. 그리고 ‘professionalism’이다.

세상은 점점 더 더러워질 예정이다. 또 다른 바이러스는 계속 나올 예정이다. 그때마다 불만과 민원만을 토해내는 어리석음 보다는 상황에 걸 맞는 전략과 정책 마련을 통해 위기를 어렵지 않게 지나는 지혜가 필요하다.

“등 따숩고 배부르면 여행간다”는 말은 이젠 고전(古典)이다. “여행가야 배부르고 행복하다”는 시대다.

여행심리! 여행사가 만들 수도, 없앨 수도 있어야 여행사다.

 

 

이정민 기자 ljm@traveldaily.co.kr

<저작권자 © 트래블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